이런저런 이야기

2006.2. 인도의 사람 수출

Young1Kim 2007. 8. 12. 05:32

Trinidad 의 인도인 가정에서 태어나고 어렸을 때 영국에 유학가 아직 거기 살고 있는 V.S. Naipaul 이 나는 우리 시대 최고의 문필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Among the Believers (1982) 라는 책에서 예언자 (모하메드) 시대 이후 최초의 이슬람 국가라고 자랑하는 파키스탄이 수출할 것이 없어 사람을 수출한다고 비꼬는 글을 썼다. 한 항구도시에 사람들이 여기저기 웅크리고 모여있는데 다 주위의 나라들에 잡역부로 팔려가려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조부모의 조국 인도에 대해서도 예리한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이십여년전에 그의 비판을 받은 파키스탄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으나 인도는 많이 달라졌다. 즉 사람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항구도시에 웅크리고 앉아 팔려 가기를 기다리는 사람 수출이 아니고 양복입고 비행기타고 바다 건너가는 사람 수출이다.

우리는 미국에 와서 학교를 다니거나해 좋은 직장을 잡아 한국에 가서 결혼해 아내를 데리고 오면 아내는 그저 한국인 가게에 나가 일하거나 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리고는 둘이 열심히 일해 몇년후 작은 집을 마련하는 것이 대개 우리 한국인의 형편이라 하겠다.

그런데 인도사람들은 인도에가서 결혼해 부인을 데려오면 부인도 곧 전문직을 찾는다. 주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컨설팅 분야이다. 부부가 전문직에서 일을하니 일년도 되지 않아 좋은 집을 산다. 이럴 수 있게 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영어를 한다는 것일께다. 영국의 지배를 받을 때는 몹쓸일도 많이 당했겠지만 지금은 그 덕을 십분 보고 있다. 그 외의 이유들을 살펴본다면

다른 나라의 식민지였던 나라들 중 인도에서는 비교적 민주주의가 잘 유지 되어왔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독립을 한 후에 반란군들과의 내전으로 국민들이 압박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데 비하면 인도는 수많은 다른 인종과 언어와 문화로 구성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영어를 구심점으로 삼아 평탄한 민주주의를 즐겨올 수 있었다.

정부에서 IT 교육에 힘을 쓴 것이 열매를 맺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는 등록율이 떨어지고 있으나 인도의 주요 IT 관계 대학들은 몇 십대 일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다고 한다.

Y2K 허풍으로 기업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의 점검을 인도에 부탁한 것이 인도가 IT산업에 침투하는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일이 인도로 outsouce 되어 가다가 급기야는 인도인들이 대거 미국으로 몰려오기에 이르렀다.

어제 회사에서 한 회의에 갔었는데 13명중 4명이 인도인이었다. Y2K 전에만 해도 중국인들이 더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떨어진다. 중국인들은 대개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석사나 박사학위를 한 사람들이 전문직종에 취직을 하지만 인도인들은 인도에서만 대학을 나오고 취직을 한다. 애들도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하는 것 같다.

인과응보랄까.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흑인들이 너희는 나중에 와서는 우리보다 잘 산다고 시기를 했었다. 우리 한국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가서 좋은 직장을 잡는 것을 부러워 했었다. 그런데 이제 인도인들을 쳐다보니 우리가 그꼴이 된 듯 싶다. 엇그제 점심을 먹으며 중국인 친구에게 한마디 했다. "너희 애들과 우리 애들이 인도애들 밑에서 일 할 때가 머지 않았다." 그 친구도 동의하는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