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짐을 꾸리는 3대 원칙: 1. 가볍게 2. 가볍게 3. 가볍게
나는 출근할 때 가끔 아틀란타 다운타운에 있는 한 장로 교회를 지나게 되는데 그곳에 아침 밥을 얻어 먹으러 오는 무숙자들을 보게 된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전 재산을 샤핑 카트 하나에 다 싣고 밀고 다닌다. 그 정도 짐으로 사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왜 이사할 때마다 그 많은 짐 때문에 고생을 하고도 또 이것 저것 자꾸 사 모아 더욱 짐을 늘리는지 - 여행할 때 만이라도 가볍게 다닐 수 없을까?
여행을 앞두고 쉽고도 어려운 것이 짐싸는 것일게다. 무엇이고 넣지 않으면 섭섭하고 넣다 보면 한이 없고… 자동차를 빌릴 계획이라도 짐을 가볍게 꾸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욱 가볍게 싸야 될것이다. 그러면 비행기에서 짐을 체크인을 하지 않아도 되어 통관을 빨리 할 수있고 목적지에서 돌아 다니기도 간편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나는 유럽이나 남미를 여행할 때 호텔 예약을 하지 않고 다니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는데 무거운 짐은 큰 부담이 된다. 또 만일 짐을 도둑맞는 불상사가 일어 난다면 짐이 적으면 그만치 덜 도둑맞는 셈이 되니까. 사실 지난 12월 산티아고 (칠레) 공항에서 짐을 몽땅 도둑 맞았었다.
꼭 필요한 것은 물론 비행기표, 여권, 약간의 현금과 은행 카드이다. 여권을 도난 당할 일을 대비하여 두장 복사하여 한장은 여권을 넣은 가방과는 다른 가방에 넣고 한장은 집에 남겨 둔다. 신용 카드 번호도 남들이 읽지 못하도록 여권 복사지에 한국어로 적어 놓는다. 분실시 곧 신고하기 위하여다.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으면 넉넉히 가져간다. 이것들은 큰 짐에 넣지 않고 손가방에 넣는다. 안경과 콘택 렌즈도 여벌로 가져간다.
필요할지 아닐지 모르는 것은 가져가지 않는다. 유럽과 남미도 다 사람사는 곳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을 혹 잊고 가면 거기서 다 구할 수있다. 그러면 오히려 현지 물건을 살 좋은 핑계가 생기겠다.
여행을 오래 해도 속옷은 세벌씩만 넣고 빨랫비누와 나일론 줄을 조금 가져가 하루에 한벌씩 빤다. 낮에는 관광을 하고 밤에는 호텔에 들어가 말이 통하지 않는 TV를 보는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으니 빨래할 시간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겨울 철에는 호텔 방이 몹시 건조하여 빨래를 널면 몸에도 좋다. 하의는 두벌 정도면 되고 상의는 계절에 따라 서너벌 가져 간다. 되도록 때가 잘 타지 않고 꾸기지 않는 옷을 택한다. 두꺼운 옷을 한벌 입는 것 보다는 그보다 얇은 옷을 여러벌 껴입는 것이 원칙이다. 두꺼운 잠바 한벌을 입는 것 보다는 셔츠와 스웨터와 중간 두께의 잠바를 입으면 더워질 때 한벌 씩 벗을 수있다.
비닐 봉지를 조금 가져가면 요긴하게 쓸 수있다. 대부분의 호텔비에는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아침 식사 후 남은 토스트와 잼을 비닐 봉지에 넣어 작은 가방에 넣고 다니면 식사 시간이 애매할 때에 허기를 면할 수있다. 예를 들면 박물관에서 아직 한 두시간 더 있고 싶은데 점심 식사 시간이되어 시장하면 일단 가져온 토스트로 허기를 채우고 박물관을 마져 다 본 다음 나와서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있다.
돈은 현금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체크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금을 환전상에서 바꾸면 환율을 좋게 쳐주지 않고 수수료 까지 더하기 때문에 바꾸는 사람이 손해를 많이 본다. 반면 체크 카드를 ATM에서 사용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꺼낼 수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체크 카드를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를 거래 은행에 확인해야 한다. 여행일 까지 체크 카드를 낼 수 없으면 현금을 환전상 보다는 은행에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또 되도록 신용 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한 나라를 떠나는 날 남은 돈을 다시 미국 돈으로 바꾸려면 손해을 많이 본다. 공항까지의 차비를 제외한 현지 돈을 모두 호텔비로 주고 모자르는 액수를 신용 카드로 지불하면 된다.
종교인들이 금식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배 고픈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겸손해 지기 위해서라 한다. 평소에 넉넉히 사는 우리가 여행할 때라도 부족하게 지내 본다면 없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여행 시에는 싼 짐을 다시 풀어 반으로 줄여 보자. 그래도 여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