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류영모
이번 한국에 갔을 때는 친구 박상돈목사가 우릴 강원도 구경을 시켜주겠다고해 그러면 이원태 목사님을 찾아 뵙자고 부탁했다. 목사님은 은퇴를 하시며 근50년을 담임하시던 교회를 다시는 찾아가지 않겠고 교인들도 찾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하셨다. 찾아오는 교인은 맞겠으나 쉽사리 찾아오지 못하도록 강원도 평창 먼 시골로 들어가셨다. 목사들이 은퇴하고는 자기가 목회하던 교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은퇴한 교회에 뻔질나게 들나들고 새로 부임한 목사가 소신껏 목회하도록 놔두질 못하고 목아지를 잡고 흔들기를 계속 하고 심지어는 자기 자식을 후임자로 세우는 요즘 교계에 참으로 신선한 교훈이라 생각된다. 2008년 교회 50주년 창립예배가 있을때 나와 집사람은 미국에서 가고 예전에 같이 봉사하던 친구들이 서울, 대구, 부산에서 와서 반갑게 만났는데 목사님은 오시지 않았다. 원칙을 한번 세웠으니 특별한 기회라해서 그 원칙을 깰수은 없다는 것이었나보다. 후임 목사님이 나에게 창립예배 설교를 부탁했는데 사양했다. 가서보니 내가 했어도 될만큼 열린 분위기였다.
한국의 목사들이 너나 할것없이 보수만 고집하던 예전에 목사님은 이미 마음문을 여셨다. 독재시절 반정부 활동을 하던 인사들을 자신과 교회에대한 정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설교단에 세우기도 했고 연세대와 이화여대에 가까운 데 위치한 교회의 잇점을 이용해 학자들을 초청해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도 하셨다. 내가 블로그에 올린 신앙이야기를 혹자는 이단성이 있다고 비방할지 모르나 인쇄해 보내드리니 읽고 흡족해 하셨다. 지난번 한국을 떠나기 며칠전 목사님이 전화 하셔서 "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라는 책을 사서 비행기 안에서 읽으며 가라고 하셨다. 당장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상하권 두권을 샀다.
多夕은 1890에 태어나 1981에 돌아가신 분으로 민족 지도자요 사상가였다. 다석은 저녁 한끼만 먹으면 된다는 뜻이다. 일찌기 기독교를 받아들였으나 유학과 불경에도 심취했고 진리가 기독교에만 있는것이 아니라는것을 터득하고 교회를 떠났다. 상권을 읽는 중이라 그분의 신앙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릴 수없으나 그시대에 그런 믿음을 갖은 분이 한국에 있었다는게 놀랍다.
또한 그런 책을 권하신 목사님도 놀랍다. 이런 목사님에게서 중일 시절부터 신앙교육을 받은 것은 참으로 특권이다. 목사님은 강원도 산골에서 약초와 뿌리를 캐내 뒷마당에서 효소를 만드신다는데 그래선지 5년전 뵜을때 보다 건강해 지셨다. 7년된 귀한 효소를 두병 주셨다. 앞으로 5년뒤에나 또 찾아가 뵐수있으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