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깨나 뼈조심 - 깨진 뼈도 다시 보자!
노인들이 한번 넘어지실 때 마다 상태가 나빠지고 뼈가 부러지고 하는걸 봐와서 우리도 나일 먹으며 넘어지는걸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금년엔 3년만에 스키를 타러 갈까 생각했었는데 3년전까진 부러지지 않았던 뼈가 금년에도 부러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것 같아서 포기했었다. 최근에 목과 허리가 걸핏하면 아파서 의사에게 가봤더니 목과 허리의 디스크가 닳아서 뼈와 뼈가 서로 맞닿기 때문에 그런거라고해 스트레치와 이부프로펜으로 다스리며 집주위에서 심하게 일하는걸 줄이고 있다. 그런데 몇주전엔 마눌이 며칠 집을 비운 사이에 의자에서 목을 스트레치 한다고 뒤로 젖히다가 그만 뒤로 넘어져 머리를 방바닥에 부딪쳤는데 두어주 목이 아팠다가 지금은 다행히 괜찮아졌다.
지난주엔 밤늦게 전화가 왔다. 그 일주일전 밤에 어머니가 응급차로 병원에 실려가신 일이 었었는데 또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해 전화를 받으려고 급히 방문을 나서다가 왼쪽 새끼 발가락을 문에 심하게 부딪쳤다. 발가락 끝이 벗겨져 피가 났고 몹시 아팠는데 전화는 잘못 걸려온것 같았다. 받기 전에 끊어졌고 어머니 계신데서 온것이 아니어서 그번호로 전화를 해보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도 계속 아프고 붓기가 가라앉질 않아 오늘 발 전문의에게 가서 사진을 찍었더니 똑 부러졌다. 에이 이나이에 발가락을 다 부러뜨려보네. 나는 내가 늙었다는 생각을 하기가 싫지만 수년전만 해도 그정도 부딪쳤다고 부러지기 까지는 안했을것 같다. 발 의사가 무지막지한 구두를 4주 내지 6주간 신으라고 줬다.
두어주 후에 있을 대학입학 50주년 기념식에 꼭 가려고 벼르고 있었으나 그 구두를 신고 어딜 간다는게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 다음주엔 출장 계획도 잡혔는데 그것도 포기했다. 노인들에겐 넘어지시면 안된다고 잔소리를 하면서 내가 이지경이 되니 이 무슨 불효인고. 아직 부러지지 않은 뼈가 부러진 뼈보다 많으니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