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새끼 발가락 하나? 아니올시다!
지난 월요일 인기 배우 Robin Williams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한다. 신병으로 인한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세상의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주던 그가 나만큼도 살지 못하고 스스로 가다니. 나는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어려운 몇달을 지냈다. 근 4개월 전에 새끼 발가락을 부러뜨린 후에 목과 허리가 않좋아졌는데 목이 점차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파졌다. Ibuprofen을 먹는데도 아침에 출근할때는 약효가 떨어져서인지 통증이 목에서 시작해 두통으로 올라가서 운전하는게 불안할 정도가 됐다.
없던 문제가 발가락이 부러졌다고 생긴건 아니고 있던 문제가 나빠졌을꺼다. 발전문의가 준 무지막지한 플라스틱 구두를 신고서도 내 자신부터 대단치 않게 여기고 잔디를 깎는등 일상 생활을 계속했다. 원래 나쁜 자세가 더 나빠져 목과 허리를 자극한것 같다. 그뿐아니라 양 새끼 손가락의 마디까지 아파져 일하는데 지장을 주었다.
사건후 한달반이 지난 6월 중순에는 보스턴의 딸애가 애를 낳음으로 집사람과 한달간을 떨어져 있었다. 몸이 안좋아졌을때 오랫동안 혼자 있게되어 힘들었다. 아픔 자체보다 이상태가 앞으로 결코 나아지지 않고 악화만 될것이라는 불안감이 더욱 괴로웠다. 이렇게 몸이 나빠져 집사람에게 부담이 되는 것 보다 차라리 사라지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든 때도 있었다. Robin이 아마 그런 생각으로 먼저 갔을 것 같고 그심정이 다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와는 달리 나는 마음을 바꿨다. 내가 건강을 찾아 집사람을 보살펴줘야겠다는거다. 늙으막에 나 아니면 누가 그녀를 보살펴 주겠나. 어떻게 해서든 건강을 되찾을 결심을 했다.
여러 의사를 정처없이 찾아 다니다 결국 물리치료 physical therapy 를 시작했다. 출장관계로 지난주만 빼고 일주에 두번씩 해서 이번주로 9회 했다. 물리치료는 문제의 부분의 근육을 강화시켜 척추와 목 디스크에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맨손 또는 기계로 운동을 하고 마지막에는 지압같이 손으로 눌러준다. 아침에 일찍일어나 스트레치를 하고 출근하고 퇴근후에도 스트레치를 한다. 지난주에는 출장도시에서 좋을 호텔을 구하지 못해 안좋은 침대에서 지냄으로 상태가 나빠졌었으나 다행히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나쁜 상태가 사라졌다. 또 200mg짜리 Ibuprofen을 하루에 네번 하나씩 먹던 것을 하루에 한알 먹는 처방약 Meloxicam 15mg으로 바꿨다가 한달쯤 전에 7.5으로 낮췄다. 엇그제는 저녁식사중 약먹는 것을 잊었는데 다음 하루를 그리 어렵지 않게 지냈다.
발가락은 아물었지만 아무래도 그발의 다른 뼈들이 자극을 받았는지 걸을때 발바닥이 아프다. 그래도 허리 아픈덴 운동을 해야한다고해서 걸을수 있게 되자 몇년간 게을리했던 운동을 시작했다. 집근처를 삼사십분 걷고 체육관에 등록을해 가벼운 운동을 반시간정도 한후 수영장에서 한시간정도 발을 구른다. 출장시만 빼고는 하루도 걸르지 않고 개근했다. 이상태라면 통증을 잊은 정상생활이 가능해 보인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수개월간 고통에 시달리고 앞으로도 악화 되는 것을 피할수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린 것은 평생 처음인것 같다. 나는 이 시련을 통해 주위에 고통을 당하는 분들을 좀 더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됐다. 내가 고통으로 잠을 못잘때 나보다 아픈 곳이 많은 어머니를 생각했다. 내 연령대의 가까운 분들중 나하고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는데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먼저 기도를 한 후에 자신을 위한 기도를 한다. 그전에는 지체가 불편한 이를 대할때 안됐다는 생각에 그쳤으나 지금은 그상태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이기회가 나쁜자세를 고치는 계기가 된것을 감사한다. 평생 구부정하게 나쁜 자세로 살아왔으나 더 늙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자세에 대해 심각히 여기고 자세를 고칠 인식을 계속 하게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발가락 하나가 이토록 삶에 영향을 줄줄이야. 발가락이 아물며 목, 허리, 손가락의 통증이 점차 사라지는듯하다. 앞으로는 서둘거나 넘어지거나 무엇에 부딧치거나 무엇을 치거나 해서는 안되겠다.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태도와 마음갖음으로 뼈와 관절이 퇴화되는 것을 막아야겠다. 말년에 집사람의 짐이 아니라 건강한 파트너가 돼야겠고 막 태어나기 시작한 손주들이 대학에 가는 것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