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형
토마스형은 74세로 나보다 일곱살 연상이다. 원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생을 아쉬운 것 없이 살았다. 장성해 취직을 할것도 아니어서 구태여 고등 교육을 받을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 그러나 비행기를 몰고 이곳저곳 다니기를 즐겼고 큰아들 타미 주니어에게도 조종을 가르쳐 주니어는 지금 큰 항공사의 부조종사이다. 얼마전 부친이 구십몇세에 별세하며 수백만불 상당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집이 여러군데 있는데 현재 네번째 부인이 Cumming에 사니 집이 커밍이라고 할수 있겠다. 테네시 관광지 Pigeon Forge에도 큰 별장이 있다.
물론 나는 비행기를 몰고 조지아와 테네시의 저택을 오가며 결혼을 네번씩 할때는 토마스형을 알지 못했다. 그런 상류사회의 인물에게 나같은 소인이 가까이 갈수나 있었겠는가. 어머니가 계시는 양로원을 십년 가까이 드나들며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게 된 분중 한분이다. 독방에서 지내며 개인 간병인이 붙어있다. 양로원은 자비로 있게되면 하루에 2인1실이 $250정도이고 독방은 $300정도이다. 거기다 간병인의 비용까지 합치면 한달에 만여불이 나가지 않을까 싶다. 그런 형편이 되어도 돈이 있는게 없는것 보다 좋긴하다.
몇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양로원에서 살아야 하는 형편이 되었는데 아직도 자기의 신세를 비관해 우울해하고 더우기 부인이 자주 오지 않는다고 화를 낸다. 내가 하는 말은 알아들어도 그의 말은 알아들을수가 없다. 그냥 짐작하고 내말만 하는수 밖에 없다. 위의 그에 대한 이야기는 떠벌이 나이제리아 간병인에게서 들은 것이다. 내가 개인 신상에대한 이야기는 듣지 않겠다고 해도 떠벌여 듣게되었다.
간병인와 양로원의 직원들을 말은 들으려하지 않지만 내가 하는 말에는 고개를 끄떡이고 나를 신임하는듯 하다. 나는 1. 음식을 걸르지 말고 잘 드시오. 음식을 거부하고 몸이 약해지면 형만 손해요. 2. 사지와 손가락등 관절이 움직여지고 움직이는데 통증이 없으면 움직여 운동을 하시오. 관절이 굳어져 다시는 쓸수가 없게되면 형만 손해요. 3. 할수 있는껏 자세를 바로 하시오. 나쁜 자세를 더 나쁘게 만들지 마시오. 4. 형이 형을 돕지 않으면 형을 도울 사람은 하나도 없소. 만났다가 헤어질때마다 같은 당부를 하는데 열심히 듣고 잘 펴지지 않는 엄지손가락을 펴보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한다.
토마스형에게 하는 당부는 사실 나자신에게 하는 당부다. 나도 나름대로 그간 고생을 해서 운동과 바른자세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형이 회복되어 언제고 걸을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개인 신상을 보호하기위해 이글에 본명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