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물과 국력

Young1Kim 2007. 12. 7. 11:19
사람이 사는데 공기는 어디나 있으니 그외에 물같이 귀중한게 있을까? 국민학교 (요즘엔 초등학교) 선생님이 우리나라엔 물이 맛도 좋고 풍부하다고하셨다. 중국과 일본에서 차가 발달한 이유가 물을 그냥 마실수가 없어서였단다. 그런데 유럽을 여행해 보면 로마사람들이 새로 건설한 도시에 물을 끌어가려고 많은 애를 쓴것을 볼수있다. 아래 사진은 스페인의 마드리드 근교에 로마인들이 만든 수로이다.

 

로마시내에 여기저기 물이 나오는 곳이 있는데 항상 병을 대고 물을 받아 마실수 있다. 이스탄불에있는 수많은 회당 앞에는 분수가 항상 있어 물이 철철 넘쳐나는데 거기서 손, 얼굴, 발을 닦아야 예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 귀한 물이 도시 여러곳에서 철철 넘쳐나게 하는것은 국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백성이 이렇게 물걱정 않고 잘 살수 있다는 과시이다.

 

요즘 이곳 미국 조지아주는 150년 만의 가믐이라고 난리이다. 아틀란타에서 한시간 북쪽에 있는 주요 수원인 러니어 호수가 90일이면 바닥이 난다고 한지가 90일 된것 같은데 아직 바닥은 나지 않았는지 물이 계속 나온다. 조지아, 알라바마, 플로리다 세주가 그호수의 물을 좀더 차지하려고 얼마전에는 세 주지사가 워싱턴에서 모여 협상을 했단다. 조지아 주지사는 모든 기업과 주민들이 물 사용량을 10% 줄이라고 애원한다. 수도국에서는 3000갈론 이상 쓰는 집에는 나머지 분량에 대해 배로 물값을 받겠다고 위협이다. 우린 8000갈론을 쓰니 물값깨나 뺏기게 생겼다. 애들이 한번 샤워에 들어가면 어찌 나올질 않는지..

 

한국에 9년만에 돌아가보니 예전에 시궁창이었던 청계천에 맑은 물이 철철 흐른다. 그 아래로 내려가보진 않았지만 물에는 고기도 많이 산다고 한다. 로마에 졸졸 나오는 식수, 이스탄불의 회당 앞의 분수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다. 내가 국민학생 (요즘은 초등학생) 때 우리나라의 좋고 풍부한 물을 찬양하는 선생님에게서 감동을 받지 못했듯 한국서 사는 이들은 그 철철 흐르는 맑은 물이 외국인에게 주는 의미를 아마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의 국력에 대한 강력한 시위이다. 외국인 사업가가 한국에 와서 중요한 계약을 하게 되었을 때 어쩐지 한국이라는 나라가 믿음직하고 선뜻 추진할 마음이 들게 하는 배후에 청계천의 역할이 크다고 나는 믿는다.

 

대통령 투표를 하는 국민들의 뇌리에 청계천이 스쳐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사람은 물을 만들지 않았다. 단지 물길만을 만들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정말 물과 꿀이 흐르는 복받은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