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악 (Newark - 실제 발음은 누억이라고한다) 에 한달 출장을 자원해서 지난 6월 말부터 와있다. 꼭 2주 되었다. 피난후 이렇게 오래 집을 떠나있은 것은 68년 군에 들어갔을 때와 82년 디트로이트에서 아틀란타로 전근되고 일년간 떨어져 살았을때 뿐이다. 그러나 그때는 주말마다 집에 가긴 갔었다. 이민 9년만에 처음으로 식구들과 같이 한국에 갔을때도 3주만에 돌아왔었다.
오지 않아도 되었을 장기 출장을 왜 구태여 자원해 왔을까. 누구고 짐을 꾸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끔 날것이다. 모르는 동네에 가서 그곳의 단기 주민이 되는 매력도 있을 것이다. 휴가가 아니라 출장을 왔으니 일을 하기는 하지만 하루 8시간 일하는 외에는 달리 걱정거리가 없어 생활이 잠시나마 단순화되는 매력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매력을 내 부담 없이 즐길수있다면 택하지 않을 이유가 있었을까.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은 내 본고장에서는 할 기회가 없었던 일이기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는 이분야의 대화에 한몫 할수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었다. 또 아틀란타에서는 밤낮으로 무더웠는데 와보니 여기는 아침저녁뿐 아니라 때로는 낮에도 선선해 좋은 피서가 된다.
뉴악은 뉴저지 주로 뉴욕시와는 다른 주지만 만하탄까지 10여마일 거리의 지척에있다. 뉴저지 열차로 ($4. 62세이상은 $1.75) 20분, 뉴욕 PATH 기차로 (나이 불문 $1.75) 25분정도 걸린다. 그러나 고층건물이 밀집하고 인파가 밀려다니는 뉴욕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만하탄의 건물과 인파가 여기까지 흘러나옴직 한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
내 호텔은 다운타운에서 1.5마일 북쪽에 있는데 빈 건물이 많고 주민들도 대개가 남미사람들이다. 밤에는 물론 낮에도 혼자 걸어다니는 것이 찜찜할 정도다. 그래도 호텔서 아침을 매일 잘먹어 그런지 여기 온 다음 배가 좀 나와서 잔돈푼만 주머니에 넣고 운동삼아 동네를 걸어다녀봤다. 잘 고치면 꽤 살만하게 보이는데도 빈집들이 많고 거리마다 작은 가게들이 많은데 특히 식당과 이발소가 많다. 각자 자기가 온 남미나라 특유의 음식을 만들어 자기 고향사람 상대로 파는 것이리라. 한국음식 못하는 한국사람 없듯이 브라질 음식 못하는 브라질 사람 없을테니. 거리를 걸으면 미국이라기 보다는 남미 어느 후진국에 온 느낌이다. 간판도 사람 생김도 들리는 말소리도. 이국적이기도 하지만 조심해야겠다는 경각심도 일깨운다.
집사람이 같이 왔다가 한주만에 돌아갔다. 오는 주말 다시 왔다가 일주일후 같이 돌아갈 예정이다. 집사람이 여기 있는 동안 둘째에게 텃밭에 아침마다 물을 주라고 당부하고 왔건만 별 관심을 두지 않아 고추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오이는 다 말랐다고 집에 돌아간 집사람이 말한다. 애비가 집 떠나면 가장의 일을 떠맡기를 기대한게 너무 큰 기대였나. 딸아이가 있었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걔는 도미니칸 공화국에 선교여행을 갔었다. 집에 돌아가면 이것 저것 할일이 쌓여있을꺼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관심사는 오늘 점심에 뭣을 먹을꺼냐다.
어제는 하루종일 뉴욕을 헤메고 다녔다. 두주후 7월 24일 집에 돌아가 주말을 보내고는 바로 워싱턴에 1주일 갔다 올꺼다. 하여간 심심하다는 불평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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