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생활하다 오랜만에 한국에 가서 다시금 느낀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테면 엘레베타 안에 다른 사람이 타고있으면 미국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Good Morning"으로 시작해 날씨가 좋다니, 금요일이라 기쁘다니 하는 말을 자연스럽게 꺼내는데 한국서는 같은 아파트에 살며 아는 사이인데도 내릴 때 까지 아무말도 않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길에서, 복도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서로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넨다. 오랫동안 알아 온 사람들 같이 친밀히 떠드는데 알고보면 초면이고 또 다시 만날 일도 없는 이들이다. 그러나 미국서도 동양인, 인도인들은 인사를 하지 않을뿐더러 먼저 인사를 해도 대꾸를 않는다.
또 길 한가운데서 지도를 펴고 방향을 찾고 있으면 미국인들은 도와주겠다고 자청하는데 한국서는 자청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물으면 대부분 친절히 대답해준다. 주로 건물 밖에 앉아서 한가롭게 담배를 피는 사람들에게 물었는데 대개는 벌떡 일어나 담배를 뒤로 감추고 공손히 대답을 했다. 옛날 같으면 명동에서 롯데 호텔을 물으면 간첩으로 몰렸겠지만 지금은 외국이나 시골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간첩에 대한 태도가 옛날 같지 않아서인지 간첩신고는 당하지 않았다.
이런것은 누가 누구보다 더 예의바르다고 말하기보다는 서로간의 문화의 차이라도 할수 있겠다. 길에서 만난 초면의 사람에게 친밀히 말을 거는 것이 오히려 실례라고 생각하는 문화도 있고 말을 걸지 않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하는 문화도 있을 것이다. 길을 먼저 물어오지 않는데 나서서 길을 가르쳐 주는것이 실례라는 문화도 있고 가르쳐 주지 않으면 불친절이라는 문화도 있을 것이다.
며칠전엔 뜻밖에 이곳에서 하루를 묵게된 고교동창 화엽이네 식구와 한인 타운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때 앞에 나가던 젊은 부부가 뒤에 사람이 따라 나오는걸 알면서도 문을 붙잡아 주지 않고 나간다. 한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 같다. 문화의 차이를 알면서도 괘씸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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