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고교 졸업 40주년 기념 모임이 하와이에서 있었는데 동창들이 나를 보자 "넌 왜 그렇게 안늙었냐?" 하고 묻는다. "나는 사실 너희들보다 좀 아래거든." 하고 대답했다. 사변통에 국민학교를 다들 늦게 시작하는 와중에 나는 오히려 나이보다 빨리 시작해 동기들보다 한두살 어리게 다녔었다. 동창들은 "그래 네가 우리들보다 열살은 밑이란 말이냐?" 하고 말한다. 실제 나이보다도 여러해 젊어 보인다는 뜻일께다. 내 나이를 말하면 한국사람들은 놀래고 미국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주말 지하실 서류정리를 할일이 있었는데 예전 퍼레이드 매거진이라는 일요신문의 바베큐 요리법을 스크랩한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러고보니 그 요리법을 따라 바베큐를 해 주위로부터 칭찬받은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그런데 그 뒷면에 "늙지 않는 비결 (What Keeps Them Young?)"이라는 기사가 있어 읽어봤다. 요컨데 어떤 사람들은 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먹어 보이는데 반대로 실제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는 사람들이있어 데이빗 윗스라는 심리생리학자가 공통점이 있는가 조사했다는 것이다. 조사의 대상은 여러 인종, 나이층, 지리적 차이등이 있었으나 놀랍게도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매사에 의욕적이고 창의적이고 도전을 즐기고 호기심이 많고 인생을 유쾌히 산다" 고 묘사한다. 또 "관대하고 사랑하고 열정이있고 매일을 즐겁게 산다." When they describe themselves, they emphasize things like enthusiam, novelty, challenge, curiosity and a sense of fun. They describe themselves as big-hearted, loving, passionate people who enjoy each day. 또 한가지 공통점은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다.
원래 이 기사를 보존하려고 스크랩을 한게 아니고 바베큐 요리법을 스크랩한 뒷면에서 우연히 이기사를 봤으니 2면부터는 볼수가 없지만 1면만 보고서 나이보다 젊어보인다는 말을 듣는 나 자신을 위의 공통점에 비교해본다.
50 넘은 나이에 스키를 배워 제일 어려운 black diamond 코스에 서슴치 않고 부닥치는 것 (challenge), IT 일선에서 뛰며 내가 모르는 것을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새로운 technology가 나오는대로 배울 기회를 찾는것 (challenge, curiosity), 직장에 새벽같이 달려가 6시간을 일하고 두번째 직장으로가 너덧시간을 더 일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 계시는 양로원에 들리는 것 (enthusiam, passionate), 생판 모르는 나라에 예약없이 날라가 현지에서 부닥치며 며칠 가짜 현지인 행세를 하며 지내는 것 (novelty, challenge, curiosity and a sense of fun) 등등을 꼽을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IT계에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동료가 많아 20년에서 근 40년까지 어린 사람들과 동료로 친구로 지내니 위에 열거된 늙지 않는 공통점에 해당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다. 한국과 같이 무슨 님으로 호칭하지 않고 모두 서로 first name으로 부르는 것도 나이먹은 티를 내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 내 나름대로 몇가지 덧붙인다면:
외부에서 방문한 손님을 이주위에 구경을 시켜준다고 데리고 다니면 어떤 사람들은 쉽게 감탄하고 경치를 즐긴다. 길가 잡초에서 핀 작고 겸손한 꽃을 보고 마치 기적을 본것같이 신기해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늙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흥 저런건 한국에도 있는데," "어디 갔더니 폭포가 저것보다 훨씬 크고 좋더라고요" 하거나 아무말 없이 무덤덤한 사람들도 있다. 이사람들은 풀꽃을 보고 신기해 하기는 커녕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 찾아가도 무덤덤할 사람들이다. 맘에 없는 말을 억지로 하라는 뜻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것을 즐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사람들은 실제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정서적, 심리적으로 젊다고 해도 지나치게 비대하거나 주름살이 깊고 많다거나하면 젊은 사람도 늙어보일것 같다. 나는 어렸을때 할머니가 많이 먹이면 미련해 진다고 밥을 충분히 주지 않으셔 항상 배고프게 자라며 할머니를 원망했는데 그래도 미련해지지 않은건 아니지만 덕분에 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무엇이든 먹으면 배가 나오는 미국인 친구들은 내가 먹는 양에 놀래고 배가 나오지 않는것을 부러워한다. 또 중요한 비결: 얼굴의 주름은 나이보다 햇빛이 주범이다. 햇빛에 나갈때는 가능하면 챙이 넓은모자를 쓰고 SPF40 이상의 sunscreen 로션을 반드시 발라야한다.
나보다 잘되어 잘사는 사람을 올려다보고 내 인생을 원망, 후회하지 말고 나만치도 되지 못한 이들과 사귀며 내나름대로 그들을 도우며 사는 길도 찾아야한다. 나혼자 잘먹고 잘살며 행복을 찾을수는 없다. 진정한 행복은 어려운 중에도 남을 돕는데서 온다.
무엇보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불치의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머지않아 그런 날이 반드시 올테니 지금이 행복한 때인것을 알아야한다. 지난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하-님의 아름다운 창조물, 놀라운 기적을 하루하루, 매시매시 감사함으로 열심히 관대히 즐거이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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