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용서하는 마음은 남보다 나에게 이롭다.

Young1Kim 2014. 4. 12. 06:51

여기 남부에도 봄이 찾아오며 꽃가루가 날리는 알레르기 계절이 되어서 재채기가 나고 콧물이 흐르며 불쾌지수가 올라가 신경질 나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직장에서도 동네에서도 불쾌한 일이 보이고 악착같이 길을 막아서는 차는 돌진해 들어받고 싶은 충동도 생겼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예전에 같이 교회 다니던 내외분을 여러해 만에 만났다. 우리 보다 좀 윗 분들이다. 그때 목사님이 그댁 부인의 삼촌이어서 전도사로 오셨었다. 목사님이 은퇴를 하시고 새로 젊은 목사가 왔는데 자기보다 연상의 부인이 전도사인 것이 못마땅해 몹시 섭섭하게 굴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 영주권도 받고 두 아들도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해 구태여 그교회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을텐데 아직도 그교회에서 일을 하신다. 나 같으면 한국으로 돌아 가더라도 참지 못 했을 것 같은데 원래 마음이 여린분이 아직 그교회를 섬기는 비결은 자기에게 섭섭하게 구는 목사를 용서하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남편 되시는 분은 한국에서 고교 영어선생을 십수년 하신후 대학에서 영문과 교수셨는데 요즘 어떻게 소일하시냐고 하니까 도서관에서 남미 작가들의 책을 빌려 보며 공부를 하신다고한다. 스페인어로 책을 보시냐고 하니까 사전을 찾아 가며 본다고 하신다. 그 남편분은 조용하고 학구적이나 그리 박력이 있는분 같이 보이질 않는데 고교 제자들이 몹시 존경해 선생님의 영향으로 영문과를 간 학생들과 선생이 된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얼마전 한국에 가서 제자들을 만났는데 목욕하러 가자고해 따라갔더니 등을 밀어 드렸다고 한다. 그때 학생들은 훌륭한 선생을 알아모시는 지혜가 있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한주간은 신경질 계절에 그분들을 본받아 용서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직장에서 불쾌했던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됐고 동네에서 못마땅 했던 것도 잊어버리면 되는 일이 됐고 운전 할 때 불쾌해도 입에서 욕지거리가 나오지 않게됐다. 그러니 편하고 즐거운 한주가 됐다. 결국 남은 고치지 못하고 나만 고칠수 있다. 용서하는 마음은 남보다 나를 위해 필요하다. 결국 직장에서 불쾌 할 때 마다 직장을 그만 두고 동네에서 못마땅할 때마다 이사를 한다고해도 차를 몰고 길거리에 나가지 않고 살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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