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월 마지막 주간에 여러사건이 일어나다.

Young1Kim 2018. 6. 15. 00:13

5월24일 목요일에 갑자기 출장을 가게됐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여서 전날 수요일 일찍가서 종일 쏘다녔다. 목요일에는 현지에 출근해 일을보고있는데 다음주 출산 예정이던 딸애가 애를 낳았다는 전갈을 받았다. 일이 끝나는 대로 부랴부랴 집에 돌아왔다.


다음날 금요일 첫 비행기로 딸네 집으로 향했다. 먼저 병원에가서 애기를 봤다. 세번째 손녀이다. 다행히 엄마도 애도 건강해 보였다. 그러는 중에 회사에서 지부장이 입원했다고 문자가 왔다.젊고 건강한 사람이니 곧 회복하고 퇴원하려니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문자가 와서 화장실에가서 불을 켜고 조용히 봤는데 사망했다는 소식에 아연실색했다. 이 지부장은 참 좋은 상관이었다.


일년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장례예배 저녁 장의사에 찾아오는 분들을 입구에서 맞고 있었는데 물론 대부분 한국인 들이었다. 그런데 미국인 한사람이 혼자 걸어오는게 보였다. "아니 저사람 내가 아는 사람인데... 아니 지부장아냐!" 정부 직급으로 말하자면 조지아주에서 제일 높은 사람중 하나인데 어머니 장례에 온것이 무척 고마웠다. 그후에도 회사에서 마주치면 꼭 서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었다.


집사람은 산후 조리를 돕는다고 남고 나는 며칠후 돌아왔다. 출근하니 문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모두들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얘기했다. 그가 신입 공무원일때 뉴욕에 임명을 받았는데 얼마후 출근길에 9.11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사건 현장으로 차를 돌려 희생자 구출을 도왔고 그후 여러날을 사건 수사와 처리를 했다. 그렇게 9.11사건 현장에서 일한 많은 사람들이 후에 백혈병등 후유증으로 고생한다고했다. 지부장도 그렇게 백혈병이 걸렸는데 약물치료를 받으러 입원했다가 뇌에 병소가 발견됐고 합병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정부에서는 순직으로 인정을 했고 아틀란타에서는 정중히 떠나보냈고 버지니아에서는 성대한 예식으로 국립묘지에 안장을 했다.


한 생명이 태어나고 이틀후에 한 생명이 떠나갔다.한 생명은 앞으로 자라며 주위의 많은 이들을 기쁘게 할것이고 한 생명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긴 공허한 슬픔은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