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난생 처음 골프장에 다녀왔다. 삼십여년전에 실내 골프장에서 연습을 잠시 했었는데 생각만치 맞질 않고 한국사람들은 내기 골프들을 한다고 하고 직장의 미국인 친구들은 멀리 살아서 그만 뒀었다. 그동안 집사람은 친구들과 치러 다니며 재미가 들렸었는데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일년여 동안 몇번 치질 못했다. 차를 같이 타고 다니던 골프 친구들이 팬데믹 시작후 자기 집식구 아닌 사람들과 몰려다니기를 꺼려서였다.
집사람의 골프 친구가 되어 줄 사람은 이제 나밖에 없다. 골프세트를 사기로 했다. 광고를 보고 상태가 그리 좋지 않으면 깎아 보려는 생각으로 찾아갔는데 그사람이 나보단 돈이 더 필요한 사람 같아서 부르는 값을 다 주고 사왔다. 그리고는 뒷마당에서 연습을 했는데 평소에 쓰지 않던 부분이 갑자기 혹사를 당하니 여기저기 안좋아졌다. 팔, 어깨, 허리, 무릎, 왼쪽 뒷굼치, 특히 수년전 많이 고생했다가 간신히 수술 없이 다스려놓은 오른쪽 고관절이 건드려졌다. 시간 날때 마다 스트레치를 했더니 다행히 많이 가라앉았다.
오늘은 집사람과 난생 처음 골프장으로 갔다. 아틀란타 시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값은 저렴한데 잔디상태는 대단했다. 내 집 마당의 손바닥 만한 잔디도 가꾸기가 쉽지 않은데 넓디 넓은 초원을 어찌 그리 잘 가꿨는지. 제초제와 비료와 더불어 가꾸는 팀의 정성 때문이리라.
처음 간 내가 너무 느려서 뒷사람들에게 폐가 될까봐 걱정을 했는데 앞뒷 패들이 모두 느려서 괜한 걱정이
됐다. 오히려 앞의 패를 기다려주며 쳤다. 15홀 쯤에서 좀 피곤해졌으나 첫 출정에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18홀을 다 마쳤다. 거의 네시간이 걸렸다. 내딴에는 보람있는 하루였다. 뒷마당에서 몇번 쳐보고 아파진 여러 부위들이 더 심각하게 아파질까봐 걱정이 됐지만 집사람을 실망시킬 수 없어서 내딴엔 비장한 결심으로 강행을 했는데 다행히 그리 무리가 가진 않은것 같다. 첫 원정이 그리 힘겹지도 않았다. 그동안 거의 매일 일과후 한두시간씩 숲길을 걸었기 때문일꺼다. 단지 골프 구두가 새로 산 것이어서 발이 좀 아팠을 뿐이다. 앞으로 두주에 한번씩 가자는데 그래도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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