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A 아줌마의 남편이 상당액의 생명보험을 남기고 떠나갔다. 그 돈을 현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한곳에 투자를 시작했다. 불행하게도 그럴듯하게 위장한 사기업자였다. 처음에 수천불을 내고 가입을 해 코를 꿰었다. 곧 수만불, 십수만불씩 빼았겨 빈털털이가 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기꾼의 교묘한 계략으로 그놈에게 수십만불을 빚진 결과가 됐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사깃꾼이 결국은 사법기관의 그물에 걸렸다.
아줌마는 연방 범죄 사건의 피해자이고 지방 민사 사건의 원고로 한인 변호사 두사람을 고용했는데 수사관이 변호사들의 통역을 믿지 못하겠는지 나에게 같이 가자고 부탁을 해서 엇그제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그들을 처음 만났다.
아줌마는 이미 여러번 말했슴직한 복잡한 돈의 이야기를 차근 차근히 설명했다. 세시간 반의 긴 인터뷰 동안 아줌마의 눈가가 빨개지며 눈을 손수건으로 가끔씩 훔쳤지만 감정을 억제했다. 백만불이 넘는 큰돈을 이렇게 저렇게 다 털리고 나중에는 어이없는 빚까지 뒤집어 쓰게 된 쓰라린 이야기를 반복하는 심정이 어떠했으랴.
거의 끝 나 갈 때 아줌마가 눈물을 조용히 닦고 약간의 미소 마저 띄우고 나를 쳐다보며 "맘을 편안하게 해 주시네요"라고 말했다. 나는 내심 깜짝 놀랐다. 그 와중에 마음이 편안했다니? 내가 아줌마 보다 9년 연상인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나이 탓이겠지요. 나이가 많아서 좋은 점도 있나 봐요"하고 말하며 웃었다.
떠나기 전에 나는 "나쁜 놈들의 나쁜 짓에는 한계 란게 없어요. 이 사람에게서 이만큼 긁어 냈으면 이젠 놔줘도 되지 하는 생각이 들지를 않아요. 완전히 피를 말리고 이제는 더 이상 빨아 먹을께 없다는 걸 알게되면 오히려 화를 내지요" 라고 말했다. 모두들 허탈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곧 그런 나쁜 놈들 중 적어도 한놈은 다시는 나쁜 짓을 못하게 될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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