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강도들이 한국인 업소등을 다니며 큰 피해를 줬다. 돈을 털린 사람들도 황당하겠지만 총을 맞고 아직도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피해업소 중엔 세탁소와 목욕탕, 식당 등이 있었는데 중국에서 온 한국인 여인이 운영하던 꼬치구이 집에도 이놈들이 들어와 주인 여인을 계산대 앞에 끌고와 시키는 대로 꿇어 앉은 여인을 뒤에서 쐈다. 이사건이 연방 사건이 되어 연방 검사가 수사를 지휘했다. 나는 사건 며칠 후 다친 몸을 간신히 움직여 가게에 나와 자신의 피가 낭자한 가게 바닥을 훔치고있던 여인을 처음 만났다.
다행히 범인 셋이 모두 잡혔다. 두놈이 유죄를 시인하고 재판을 면하고 27년씩을 받았다. 연방법정에서는 가석방이 없어 받은 형을 고스란히 다 살아야한다. 유죄를 시인하고 27년을 받았으면 유죄를 시인하지 않고 재판으로 까지 끌고간 세번째 놈은 무슨 형을 받을지 궁금했다.
재판에 앞서 연방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피해 업소들을 다니며 증인을 준비 시켰다. 업소의 CCTV 영상과 주위 업소들의 영상도 수집하고 사건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형사도 인터뷰를 했다. LA로 이사간 목욕당 주인 아줌마도 불러왔다.
재판장에는 꼬치구이 집에 손님으로 왔다가 다리에 총을 맞은 중국 여자 두명도 나와서 증언을 했다. 범인은 종신형 4개를 받았다. 사람을 죽이고도 고작 십여년의 형을 받는 한국의 현실에 비하면 사람이 죽지 않았는데도 한번 총을 쏜 것에 종신형 한번을 받는게 과연 엄중했다. 이놈은 죽을 때 까지 해를 볼 기회가 전혀 없다.
꼬치구이집 여인은 몸 상태가 나빠 가게 문을 닫은지 오래됐고 미국에 온지 20년이 지났지만 영어도 못하고 차도 없고 신분이 없어 남의 가게에서 며칠씩 일을 하고 있다. 이메일이 없어서 gmail만드는걸 도와줬다.
딸내미를 시켜 gofundme 모금을 해봤다. 그런데 결국은 나와 딸내미, 그리고 조카 한명이 준 것 외에는 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로 끝난게 아니었다. 식당에 손님으로 들어왔다가 총을 맞았던 중국여자 둘이서 작년에 식당과 건물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여인에게서 뭘 뺏어가려고 그러는지 아연했다. 그런 황당한 소송을 맏은 변호사는 제정신이 있는 놈인지? 여인은 그동안 조금 회복됐던 몸과 마음이 다 깨지고 자포자기해서 중국으로 돌아 가련다고 했다.
법정에서 오는 서류들을 보니 내가 아마추어로 돕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여인은 변호사를 고용할 능력이 되질 않았다. 변호사들이 일단 만불을 줘야 개입 하겠다는데 그후에 얼마를 더 내랄런지 알수없었다. 일단은 법정에서 오는 명령과 통보에 충실히 응하고 보자고 했다.
결국 한달전 첫 청문회의 통보가 왔다. 8월 4일 오늘이다. 나는 소속 기관이 있기 때문에 앞에 나서서 돕지를 못하고 법정에서 오는 서류를 설명해 주는 등 뒤에서만 도왔는데 여인에게 청문회에서 통역을 도울 사람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다행히 한사람을 찾았다고한다. 그러나 그사람은 사건의 내용을 모르니 Zoom으로 하는 청문회를 유튜브로 방청하다가 정 급하게 되면 본명과 소속을 밝혀야 하더라도 뛰어 들리라 생각하고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주에 보내준다던 Zoom의 링크가 어제까지 오질 않는다. 법원과 건물주 변호사에게 문의 했더니 법원 담당자가 그 사건은 기각되고 청문회는 취소 됐다고 했다. 아 이렇게 홀가분 할 수가! 여인에게 그렇게 전하는 동안 나도 눈물이 나오려했으니 여인은 오죽했을까. 요즘 드물게 맞는 기쁜 소식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어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무료 코스 (0) | 2022.08.14 |
---|---|
나쁜 놈의 나쁜 짓엔 한계가 없다 (0) | 2022.08.06 |
치매는 피할 수 있는건가? (0) | 2022.01.17 |
어른들께 문안 인사 드립시다! (0) | 2022.01.08 |
10년전 L.A.에서 만났던 서강 친구들 (0) | 2021.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