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어른들께 문안 인사 드립시다!

Young1Kim 2022. 1. 8. 01:50

아버지의 사촌동생 되시는 어른이 뉴저지에 사셨는데 5년전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연락을 드리고는 한번 찾아가 뵈어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그만 팬데믹이 시작되며 주저 앉았는데 성탄절에 휴대전화로 연락을 드리니 끊긴 번호라고 한다. 불안한 예감이 들어 댁전화로 걸었더니 아주머니가 받으셔서 2년전에 잠시 앓으시고는 돌아가셨다고 한다. 앗불사!

 

외아들이신 아저씨는 역시 외아들이신 아버지에게 친동생 이상으로 극진히 대하셨다. 아저씨의 부친 되시는 외삼촌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일본에 유학을 보내기도 하셨다. 비보를 들은 날 저녁에는 아저씨의 외아들, 나의 동생이 카톡 비디오로 아주머니와 통화를 하게 해줬다. 원래 아주머니가 몸이 안좋으셔서 아저씨가 보살피셨는데 아저씨가 먼저 가시다니. 앞으로는 두어달에 한번씩은 전화를 드려야겠다.

 

내가 한국에서 가까이 지내던 선교사 두분이 있다. 대학 말년에 남장로교 선교사 한분이 댁에서 영어성경 공부를 인도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졸업하고 입대 할 때 까지 매주 한번씩 갔다. Good News Bible을 한 문단씩 읽게하고 다음 사람이 요약을 하라고 했다. 선교사님의 방식이 영어와 성경공부에 평생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는 그를 Mr. Huntley라고 불렀고 first name은 몰랐는데 부인은 항상 Martha! 라고 부르며 커피 내와라 뭣내와라 명령을 해 부인 이름은 알게됐고 미국사람들도 남부 사람들은 부인을 이렇게 한국사람들 같이 부려먹는구나 생각했다.

 

미국에 와서 남부에 정착하자 장로교 본부에 문의를해 Huntley 목사의 first name 이 Betts라는

것과 플로리다 주 Safety Harbor 장로교회 담임목사라는걸 알아내고 찾아갔다. 근 20년 전인 것 같다. 그런데 마침 목사님은 다른 교회에 설교를 하러 가셔서 Martha 사모님만 뵈었다. 20대의 앳된 부인에서 노인이 된 사모님은 물론 나를 알아보지 못하셨지만 무척 반가워 하시며 교인들에게 나를 소개하셨다. 목사님과는 전화통화만 했고 한번 더 찾아가지 했다가 얼마전 장로교 소식통에서 목사님은 돌아가셨고 사모님은 아직 생존해 계신다는걸 알게 됐다.

 

군 말년 한 주말에 대전발 서울행 열차에서 동료들과 떠들석 하고 소주를 마시다가 우두커니 혼자 있는 미국인에게 말을 걸었는데 술취한 젊은 군인에게 친절히 대답을 해줬다. 이름은 Charles Krauth이고 남장로교 선교사로 대전대학의 화학 교수인데 대전대학이 숭실대학과 합병하며 서울로 전근을 간다고 했다. 그주일에 교회에 그분이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교회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오셨냐고 물으니 연희동 댁에서 걸어올수 있는 교회를 찾고있었는데 네가 열차에서 이교회를 소개해 줘서 나오는거라고했다.

 

그분은 부인과 매주일 오셔서 내가 부탁하는 대로 청년들과 중고등부 학생들의 성경공부를 인도하시기도 했다. 내가 남부에 이사를 오고는 남장로교 본부에 문의 했는데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만날수 있으리라 하고 급하게는 생각치 않았다. 그런데 얼마전 구글 검색을 해보니 1965년 부터 11년간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는 버밍햄에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면 우리가 미국에 오는 해에 그분들도 고향으로 돌아가셨나보다. 그리고는 2017년에 88세로 별세하셨다고 한다. 부인 Francis도 그후에 돌아가셨다고한다. 나는 10 년 전에 버밍햄에 자주 출장을 갔었는데 그분들이 거기 계시는걸 몰랐다. 아이고.

 

이분들을 언제고 만나리라 생각했지만 나는 늙어가는데 이분들은 나보다 연로하시니 먼저 가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못했다. 자주는 못해도 명절이라도 어른들께 문안 전화를 드려야겠다. 이번 새해 첫날에는 한국에 계신 이모님과 한국 모교회의 원로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디트로이트에 살때 우리에게 친절해 해주셨던 분들과도 연락이 돼 가끔 카톡과 전화를 드린다. 어른들뿐 아니라 친구들도 하나 둘씩 떠나간다. 3백여명 군대 동기중 한두달에 한명씩 떠나간다. 결혼사진을 보니 몇명 안되는 가까운 친구중 세명이 떠나갔고 그동안 연락을 않던 다른 친구들도 떠난 사람이 있을것 같다. 떠나 간 후에 애석해 하지말고 아직 연락이 될 때 소식을 주고 받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