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2006.3. 잭은 갔다

Young1Kim 2007. 8. 12. 05:41

잭은 갔다.

 

병원에 다녀온 몇주간 배는 다시 불렀으나

식욕은 회복된듯 제집에 닥아오는 사람의 손을 쳐다보며

오늘은 무슨 맛있는 것을 주나하고 입맛을 다시곤 했는데

갑자기 한이틀 잘 먹질 않는다.

 

며칠 그러다 먹겠지 그러나 기운이 없이 비칠거린다.

한번 주저 앉으면 힘겹게 일어나곤한다.

저녁 무렵에는 집안으로 들어가 엎드리고는

재키야 큰소리로 이름을 부르면 꼬리를 조금 흔들다 만다.

 

줄을 풀어줘도 멀리 갈것 같지 않군요

집사람이 줄을 풀어준다. 목걸이까지 풀어주지

목걸이까지 풀어준다.

죽을 때가 되어서야 속박의 줄을 푸는 못된 주인들

 

올것이 왔구나 하는 예감에 눈물을 삼키며

뒷마당 끝 숲속 그중 나무 뿌리가 많지 않게

보이는 곳을 겨냥해 땅을 파기 시작한다.

조지아주의 규정은 3ft 를 파야 한다나.

 

밤늦게 나가 회중 전등을 비춰보니 숨은 조용히 쉬는데

눈은 뜬채로 빛에 반응이 없다. 새벽에 다시 나와 봐야지.

 

새벽 5시에 잠이 깨자 달려나가보니 간밤에 엎드린 그대로

코에 피가 조금 흐른채 숨이 멎어있다.

 

뒷마당에 울타리가 되어있지 않은 이집에 이사 온 근 십년

줄에 묶여 지내야 되었던 것을 원망하는 표정도 없이

자기들도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주인들이 한주일에 한번이나

데리고 걸려줄까말까 했던 무성의를 나무라는 표정도 없이

심한 증상에 죽어가면서도 아픔을 호소하는 표정도 없이

 

잭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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