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내가 노스웨스트 예약계 근무를 원하는지를 네가 잘 알지 않는가? 나는 이미 그곳에서 3년을 근무해 왔으니 그런 질문이 왜 필요한가?”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여자는 한국에서 네가 했던 예약일은 여기서 할 예약일과는 다르기 때문에 다시 시작해야 하며 지원서도 다시 쓰고 시험도 다시 치루라고 했다. 이미 떨어뜨리기 위한 핑계임을 짐작한 나는 “네가 한국을 가봤느냐?”고 물었다. 그여자가 가본 일이 없다고 하자 나는 “한국에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감히 그곳 일고 이곳 일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 네가 항공사 예약일에 관하여 무엇을 아는가?” 라고 호기있게 한마디 내뱉고는 문을 나섰던 것이다. 면접관을 잘못 만난 탓에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고 생각했으나 대부분의 미국인이 그여자와 같은 선입견을 자기조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실업 한달이 지나자 어지간히 태평한 성격의 나도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가 양로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며 받아 오는 돈으로는 아파트비나 겨우낼수가 있었는 데다가 한국에 두고온 한살된 아이의 양육비조로 한달에 얼마씩 보내야 하는 부담으로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애당초 얼마 가져오지 않았던 돈도 바닥이 난 2월의 어느 눈이 몹씨 많이 오는 날, 이곳의 친구들이 나의 울적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하여 마련해준 술자리에서 돌아오다가 글 한 가운데서 아무렇게나 세워 놓은 차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빙판에 50미터는 미끌어지면서 받아 버렸다. 경찰이 오고 조서를 꾸미고 하니 새벽 2시 – 무엇보다 6시까지 출근해야할 아내의 걱정에 라디에터가 깨진 줄을 알면서도 10여마일을 달려서 아파트까지 가는데 고무같은 것이 타는 냄새가 몹씨 났었고 용케도 아파트앞 까지 와서는 멎어버렸다. 그런 차를 몰고 가서는 안되고 가까운 주유소나 공장으로 토잉해 가야 한다는 것을 어찌 난들 몰랐겠는가? 단지 수중에 돈이 한푼도 없었기 때문에 우선 그차를 몰고 가지 않으면 달리 집까지 갈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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