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휴가로 스타일 있게 시작하려고 이번주를 비워놨다. 더우기 지난 토요일엔 보스톤에서 사는 막내 도로시가 덴버에 사는 둘째오빠 스띠븐을 보러 간다고해 걔들과 합류하려고 호텔과 자동차를 다 예약해놨었다. 그런데 그전날부터 몸살감기가 와서 도저히 여행을 할 형편이 못됐다. 꼬박 1주일을 앓았다. 여행을 취소한 덕분에 새해를 여기 식구들과 모여서 지내고는 그담날 이라도 어디 한번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없쟎아 있었는데 아직 움직거릴 맘이 나질 않아 그냥 집에서 뭉개고 있었다.
L.A.에 사는 집사람의 고교동창 하나가 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지난주에 운명했다. 거기 동창들 얘기가 장례대책은 커녕 같이 살던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활대책도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멀리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모르나 세식구가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것 같고 그나마 큰딸에게 의존해왔는데 병으로 죽으니 먹고 살기가 막막해졌다는거다. 각자 어려운 사정이 있겠고 그나이에 염치 불구하고 친구 친척들에게 돈을 꾸러 다니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못본바 아니나 어머니와 동생을 근근이 먹여살리던 큰딸이 먼저 떠나가며 얼마나 슬펐을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동창들과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오늘 장례를 할 모양이다. 집사람은 어제 떠났다. 유족과 동창들에게 인색하게 굴지말고 오라고 집사람에게 신신당부했다. 같이 가자고 하질 않아 나는 집에 남았는데 예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하나가 전립선암으로 8년을 투쟁하다가 죽었다는 기별이 왔다. 그친구 장례도 오늘이라니 거기나 가야겠다. 집사람 친구와 내 친구가 비슷한 시간에 죽었는데 먼길을 가면서 통성명을 하다가 우리 친구라는걸 알아내고 기뻐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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