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원교회 소식지 기고문

24.04 반세기전 중고등부 수양회

Young1Kim 2024. 6. 14. 05:30

1975년이었던 같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전이었다. 중고등부 학생들을 데리고 송추로 수양회를 갔다. 해마다 유년부 여름 성경학교와 학생부 수양회를 인도 했겠지만 특히 해의 수양회가 기억에 남는 것은 신혼 부부로 교회 그룹을 처음 인솔해 갔었기 때문이고 비극 내지는 어려움이 있었던 사건이 무사히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 돈을 되도록 절약하기 위해 현지 학교에서 숙박을 하도록 교섭을 했고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학교 버스를 운전하는 분과 연락이 닿아 믿을 없으리만치 좋은 가격에 데려다 주기로 준비가 되었다.

 

현지에 도착해 모든 순서가 순조롭게 진행 되었는데 여가 시간에 놀다가 여학생 한명이 그만 물에 빠진 것을 남학생들이 뛰어 들어 한가운데 바위에 건져 놓았다. 수영에 자신 없는 나는 나까지 물에 빠질 위험을 감수하고 넋을 잃고 앉아있는 애에게 허우적 거리며 달려가 뭍으로 끌어 내고는 들쳐 업고 마을로 뛰어가 의사를 찾았다.

 

그애는 물을 마신 이외에 이상이 없었으나 수양회 중에는 다시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칫 비극이 했던 사건이 남학생들의 재빠른 구조와 의사의 주의 깊은 진료로 무사히 지나 갔다.

 

그날 밤에 비가 심하게 쏟아졌고 아침이 되어도 그치지 않았다. 교실 마당에 장작불을 피우고 밥을 해야하는데 비가 와서 아침을 굶게 되었다고 울상들이었다. 나는 모두에게 아침을 굶게할 생각이 없었다. 아이에게 우산을 받치게 하고 불을 지폈다. 모두들 그렇게 해서는 밤새껏 젖은 나무에 불이 붙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어렸을 소년단의 경험과 끈기로 불을 붙이는데 성공했고 일단 불이 붙으니 솥이 비를 막아줘 우산을 받치고 있지 않아도 활활 탔다. 그날 아침 밥은 유달리 맛이 있었다.

 

출발하는 날이 되자 저렴한 가격에 여기까지 데려다 운전수가 과연 우리를 데리려 올런지 불안했으나 시간에 맞춰 버스가 나타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무사히 귀가 했다.

 

봉원교회에서의 교회학교와 학생부 지도경험은 다음 해부터 미국 이민교회의 청소년 사역에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