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에는 어머니의 건강상태가 어떠신가요?" 정형외과의사가 어머니의 수술부위를 살핀다음 묻는다. "정신은 맑으시나요?"
"행동이 불편하신것 외에는 건강하시고 정신도 아주 맑으시고 기억력은 저보다도 좋으시답니다."
"좋은 유전자를 갖으셨습니다. 당신도 어머니의 gene을 물려받았다고 기대할수 있을겁니다."
"그 외에는" 이라고 한것은 어머니의 수술부위를 말하는 것이었다. 작년 이맘때쯤 어머니 오른쪽 발목에 작은 상처가 생겼었다. 어느날 그부위가 가려워 긁으셨더니 곪았다는 것이다. 우리도 어머니가 계시는 양로원도 상처를 다스리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했으나 7개월이 지나도록 낫질 않자 양로원에서 에모리 병원 산하 Wesleywoods 노인상처 전문 의료원에 어머니를 가시도록했다. 한주에 한번씩 상처의 크기를 재고 팔다리의 혈압을 재더니 오른쪽 다리 아래의 혈압이 약하다며 3주뒤에 혈관전문의에게 보냈다.
혈관 (vascular) 전문의는 전신의 혈압을 한번에 재는 기계로 검사를 하더니 며칠뒤인 12월 4일 동맥검사 (arteriogram)를 했다. 역시 오른쪽 다리 아래의 혈압이 약하다는 것이고 검사시 혈관에 풍선을 불어넣는 angioplasty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어서 입원 하신채로 7일 bypass수술을 오른쪽 발목에 했다.
작은 상처가 낫질 않는데 수술로 여러곳을 길고 깊게 잘랐으니 그 상처들이 과연 잘 나을 것인가가 큰 의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술 3주후 악몽이 현실로 닥쳐와 수술부위가 벌어져 혈관에서 피가 흐른다. 당장 혈관의에게 모시고갔더니 곧 입원을 시키고는 plastic 외과의와 감염병 전문의에게 의뢰했다. 외과의는 벌어진 수술부위 옆에 평행으로 피부를 잘라야한다고한다. 나는 있는 상처들이 잘 낫지 않는 판에 새 상처를 또 내야 하는가 물었더니 그는 여러번 "That's a good question."을 되뇌더니 새상처에는 피부이식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12월 말에 수술을 다시 받으시고 신년은 병원에서 맞으셨다.
양로원에서는 수술부위 붕대를 매일 새로 갈아드리는데 얼마전에 간호원이 상처가 좋아보이지 않는다해서 plastic의사에게 다시 모시고 갔던것이다. 항상 다리에 붕대가 감겨있어 나는 상처를 볼 기회가 별로 없는데 그날 의사와 함께 보니 양로원 간호사의 염려와는 달리 두번째 수술로 bypass수술 부위는 잘 처리된 것 같아 새로 난 깊은 상처에 오히려 새살이 돋아오르고있었다. 그동안 의사 네명에게 모시고 다닌다고 땀뺐다. 노인상처 전문의, 혈관전문의, plastic의사, 감염전문의. 내일모레 혈관전문의에게 가시는 것이 마지막 의사 방문이 될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문제의 첫 상처는 깨끗이 나았다. 두번 수술의 소동에 놀라 도망갔나보다. 역시 bypass수술의 효력이 증명된것이다. 혈액순환이 그렇게 중요하다니. 그래서 애들의 상처가 어른들보다 빨리 낫는가보다. 나이를 먹어도 혈액순환이 순조롭도록 활동적 생활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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