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전자책으로 독서 많이 합시다!

Young1Kim 2013. 2. 24. 09:08

미국에서도 워싱턴과 뉴욕은 대중교통이 대중화 됐는데 그외 도시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곳 아틀란타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는 덜 불편한 편이다. 10년도 지났지만 한때 버스로 출퇴근을 한적이 있었다. 아침 6:30에 집근처를 지나는 첫 버스로 전철역까지, 40분 가량 전철을 타고서는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직장에 도착하면 8시가 지났었다. 퇴근후엔 5시에 달려나와 버스와 전철을 타고 6시에 우리 동네로 떠나는 막차를 간신히 타곤 했었다. 한번은 버스 운전수 아저씨가 차를 몰다가 갑자기 KFC집에 들어갔다가 반시간이나 지나 나오는 바람에 막차를 놓쳤다. 비가 억수로 오는 날이었는데 집에 갈 다른 방법이 없어서 집사람을 불러야했다. 또 한번은 몹시 추운 날이었는데 막차가 문제가 있어 두어시간이나 늦게 오는 바람에 밖에서 떨고 기다리다가 요금을 두번 내기도 했다. 미국의 대부분의 대중교통 제도는 지방정부에서 운영하고 운전수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시 출발, 도착등 서비스 정신이 전무하다.

 

출근 두시간, 퇴근 두시간에 버스를 놓쳐 마눌을 불러내야하는 불편을 감수하며 버스를 탔던 이유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나한사람 부터 기름소비를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세번 버스를 타면 기름소비가 반으로 줄어든다. 미국인의 10분의 1이 기름소비를 반으로 줄이면 미국의 기름소비는 5%가 줄어들 것이다. 그건 세계 유류가격에 심각한 타격을 줄만한 막대한 양이다. 버스를 탔던 둘째 이유는 차로 출퇴근을 하면 1시간 반 동안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데 버스를 타면 4시간 동안 책을 읽을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 좋은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젊어서부터 말로만 듣고 차분히 앉아 읽어보지 못했던 명작들을 읽었다. 나는 명색이 영문과 출신이지만 부끄럽게도 읽은 책이라곤 숙제나 시험을 위한 것 뿐이었다.

 

그런데 6년여 전부터 두번째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고는 버스를 타지 못하게됐다. 몇번 탄적이 있는데 먼저 직장보다 거리는 가까우나 전철을 한번더 갈아타야했다. 아예 직장을 옮긴 후엔 퇴근길에 어머니에게 들리기 때문에 버스를 타지 못했는데 그나마도 지금은 우리동네로 오는 노선이 없어졌다. 독서가 중단됐다. 퇴근 후에는 인터넷과 TV, Netflix영화등 주의를 산만하게 할 것들이 많아 책을 붙잡고 앉게 안된다. 그런데 2년전 크리스마스에 며느리가 아마존 Kindle을 선물해 책을 다시 보게 됐다. 집에 있지 않을 때는 전화로 볼수있다. 어느 기계로 보던 책을 열면 마지막으로 본 페이지가 열려 바로 읽을 수 있다. 하여간 인쇄된 두꺼운 책보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읽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해준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빨리 전환치 못한 대형서점 Borders는 망해 없어졌다. 미국인들은 한국인 만치나 책을 읽지 않는데 여행을 할때 인쇄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고 전자책은 많이 본다.

 

전자책 값이 그리 싸지 않으나 고전은 싸다. 아마존에서 대개 무료로 또는 $1에 볼수있다. 도서관에서도 대여해준다. http://www.gutenberg.org 에서 많은 책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있다. 거기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다운받아 읽고있다. 꼭 읽고 싶은 책이 생각나는데 사서보기가 내키지 않으면 도서관에서 인쇄본을 빌려온다. 할일 다하고 볼것 다보고 잠들기 반시간이나 한시간 전에 방에 들어가 읽는다. 밤에 잠시라도 책을 읽는 것이 아주 안 읽는 것 보다 나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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