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직장에서 매주 한번씩 중국식당에 나와 같이 가던 동료들 중에 나보다 조금 연상인 오웬과 다이앤 부부가 있었다. 두사람은 성실하고 바른 사람이었고 남을 돕는 일에 언제나 앞장 섰다. 한번은 식사를 끝내고 한참 더 앉아 대화를 나누는 중 오웬이 큰소리로 자기네는 무신론자라고 말했다. 남부 사람들은 기독교인이 많아 오웬의 말에 아연한 분위기였다. 나는 반대쪽 끝에 앉아 있다가 말했다. "오웬, 너희 두사람은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야. 네가 죽은 후에 눈을 뜨면 낙원에 있는 너 자신을 발견할지도 몰라. 앞으로 다시는 너희가 무신론자라고 말하지 말어." 모두가 숙연해지고 내말에 반박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웬은 다시는 자기네가 무신론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역시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조앤이라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게이였지만 누구도 개의하지 않았다. 업무에 능해서 그 분야에 미숙한 직원들에겐 친절하게 일을 가르쳐주고 다른 팀원들과 잘 협조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두어 주간 조앤이 보이지 않았다가 얼굴이 까맣게 타서 나타났다. 어디 갔다가 왔냐고했더니 뉴 올리언즈에 갔었다고했다. 태풍 카트리나에 뉴 올리언즈를 비롯해 걸프 코스트의 많은 지역이 참담한 피해를 봤을 때였다. 월마트등 상점에서 텐트와 음식물을 사서 차에 싣고 무작정 내려갔다고 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져온 것을 나눠주다가 가톨릭 교회에서온 팀과 합류해같이 일하다가 돌아왔다고했다. 혼자 일하는 것 보다 팀과 같이 하니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는 것이었다.
자기는 원래 가톨릭 교회에서 자랐는데 이번에 오래간만에 교회 팀과 같이 일하게된 것이 운명의 장난이라고 했다. 왜 그게 운명의 장난이냐고 했더니 그들은 교회에 선한 신도로 남아있는데 자기는 교회에 돌아 갈 수도 없고 죽어서도 그들이 가는 곳에 갈수 없다는 것이었다. 조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데 깜짝 놀랐다. 내가 말했다 "난 걸프 코스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는지 잘 알면서도 고작 했다는게 헌금 몇푼 한것 뿐이야. 넌 네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네돈 들여 물건을 사고 노천에서 먹고 자고 두주간이나 일을 빠지고 봉사하고 왔잖아. 너와 나 중에 한사람만 천당엘 간다면 네가 갈꺼야."하고 말했다.
직장에서 매 목요일마다 점심 시간에 성경공부를 하고 있어서 한번 가봤다. 구원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B가 열을 올리며 말했다. "우리가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받고 천당에 가는거고 한번 구원을 받으면 누구도 취소할수 없어. 구원을 받은 후 못된 짓을 하더라도 하나님도 취소 할 수 없어." 그러며 성경 몇귀절을 원래의 내용과 상관없이 나열하면서 우긴다.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있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구원을 받았다면 나쁜 짓을 할수가 없지. 구원을 받았다면서 나쁜짓을 하면 애당초 구원을 받은게 아니야" 라고 말했다. 사무실에 돌아와 B를 알만한 사람에게 그이야기를 하니 그놈이 얌체짓을 혼자 다하는 놈이라고 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선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들이 예수는 모르나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 하실 때 같이 계셨다. 예수는 그리스도가 인간으로 오신 분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에 한정되셨던 예수님을 모른다고 시간과 공간에 제한되지 않으신 그리스도를 모른다고 할 수 없다. 교회와 사람이 어떻게 정의를 하던간에 우리가 구원을 받고 않고는 결국은 하나님 만이 결정하신다.
나는 오웬과 다이앤과 조앤은 교회에 속하지 않았으나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아는 과거의 직장 동료들을 천당에 영접하실 것을 믿는다. 부활을 부인하는 사두개인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부활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예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죽은자 가운데 있는가?" 하고 되물으셨다. 현대의 우리의 표현으로하면 그분들이 지옥에 계시냐는 질문이다. 그리고는 "하나님은 산 자의 하나님이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즉 예수님은 자신이 태어나시기 수천년 전에 사셨던 당신의 조상들이 당신을 모르셨지만 (즉 예수를 믿지 않았지만) 천당에 살아 계신다고 대답하신 것이다.
내가 철 없을 시절부터 사귀어온 친구가 하나 있는데 천성이 착하고 남을 미워할 줄을 모르고 베풀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나같은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 참 극진히 잘 해줬다. 군대시절 주말에 서울에 올라가면 군생활에 고생한다며 나한테 술을 사주고 싶은데 자긴 돈이 없으니 늘상 돈있는 친구를 불러서 나한테 술을 사주게했다. 자기는 아직도 술이라곤 입에도 못대는 친구다. 나한테 그랬으니 가족과 다른 친구들에게는 더욱 자기 희생의 사랑을 베풀어왔다. 그는 교인이 아니다. 그 친구가 교회 문턱을 넘어 본건 내가 결혼하던날 뿐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나는 그친구가 예수님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한게 아쉽지만 그러나 그가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이고 우리가 이세상을 하직한 후에는 다시 천당에서 반갑게 만날 것을 믿는다. 만일 그친구를 거기서 못찾으면 그런 천당엔 나도 있기 싫다. 그친구를 찾아 그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겠다. (그러나 그러지 않아도 될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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